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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전 영어는 왕따였다? 예고편인 전부인 영화.

가제트 2008.03.17 17:17

거대한 스크린 마주했는데, 시원하게 뭐 좀 펼쳐 주겠지는 당연한 기대였다.
예고편으로 왠만큼 볼껀있다고 공언했었으니.

예고편이 전부였다. 딱 고만큼.

당연한 헐리웃 공식쯤은 알고있는 미관람객이시라면 잘 하신게다.
당신의 예상에서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그냥 예고편이 전부다.
7천원 굳었으니 부모님, 애인에게 꽃 한송이라도 전하는게.

사실 뭐 역사적인 고증을 기대했던건 당연히 아니다. 헐리웃, 그것도 스뻭따끌무비니깐.

주인공은 당연히 영어를 쓴다. 애써 쉬운단어로 투박하게 발음해주신다.
자막 안봐도 이토록 편한 영화가 다 있다니.
가뜩이나 내용도 없는데...

정부가 그리도 전국민을 영어로 몰고 싶다면, 이런 헐리웃 선사시대 무비만을 선별해 극장티켓 무료로 끊어주면 좋겠군.

영화속 주인공일행은 4계절을 걸어서 관통한다.
여정따라 맞닥뜨리는 종족들은 무슬림계, 아프리카 원주민계 그리고 중국비단천 두른 이집트계[?] 되시겠다.

야갈족을 제외한 모든 종족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야할람??. 한마디면 모두가 들고 일어난다.
영어쓰는 '야갈'족은 그렇다. 아무런 먹을것도 없는 빙하기에서 고군분투하는 왕따였던 것이다.
농경사회 아프리카계, 유목사회 무슬림계, 도시사회 이집트계에 비해 수렵채집에 의존하던 그들은 마침내 영화말미,
이마맞대는 사이로 발전한 아프리카 프랜드로 부터 씨앗도 좀 챙기고 온화한 봄을 배경으로 대단원을 맞이한다.
해피엔딩이다.





또 하나의 해피엔딩을 위해 빠질수 없는 헐리웃의 요소.
흰둥이가 까만 미개인을 이끈다는 전형은 차치하고서 라도
헐리웃 러브라인은 태초부터 클리셰였다.

푸른 발광다이오드눈을 가진 우리 에볼렛은 모든 종족을 초월한 미모를 지니셨고 스크린밖 관객인 나까지도 감염되기에 이르렀다.
이 푸른눈의 히로인은, 여주인공의 존재이유가 단지 미모만으로도 가능하단걸 보여준다.
영어 못알아 들어도 국어책[?] 읊어대고 있단거 안다.
친족부락이 살상되고 험난한 노예생활아래서도 전혀 동요치 않는다.
온갖 희노애락에 내내 달관한듯, 단 하나의 표정만 유지한다.
죽음에 이르러서도 무심하니...

혼자 푸르른 그녀.
어차피 영화는 말아먹은거. 독야청정 빛나던 그녀는 적장을 사로잡더니 마침내 제국을 무너뜨린다.

주인공은 운명이고 숙명이고 없다. 조연들이 암만 벽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떠들어대고 아저씨가 목숨바쳐가며 부담줘봐야 소용없다.
푸른 그녀가 잡혀간다는데, 묶여 있다는데, 죽어간다는데..
우매한 대중들은 이 불손한 주인공의 방점없는 선동에 제대로 호응해 주시고, 그 거대한 제국은 고향으로 돌아갈 우주선 하나 못 만들고 무너져 버린다. 한방에.

항상 내가 감독이라면 이렇게 할텐데... 를 떠올리게 만드는 안타까운 영화가 있다.
두말할 나위없이 당 영화가 그렇다.


장자크아노의 '불을 찾아서' 를 기대한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가 고증이다.
치열하게 고증된 사실을 바탕으로한 영화는 내가 가보지 못한 시간과 공간을 안내하며 충분한 간접경험에 젖게 만든다.
물론 굳이 역사물이 아니더라도 고증은 치열 할수록 좋다.
상상을 바탕으로 하지만 개연성을 충분히 갖춘 배경으로서 시간과 공간은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을 준다.
내가 그속에 들어가 볼수 있으니까.

고증자체가 부실한 이 영화를 보며 내가 감독이라면 차라리 선택할 수 있었던 방법은 두가지.
제국을 빼고 자연과 경합 벌이는 스펙타클을 보여주던가. 마낙이나 송곳니, 초코보[?]와 대결처럼.
아니면 제국을 넣고 싶으면 차라리 제국을 SF화 시키던가.
만년전 벌써부터, 말을 조련하고 철제[비슷한]무기를 쓰며 종이지도를 가지고 돛을 단 배를 띄울정도의 엄청 앞선 문명의 제국이 컨셉이라면 스타게이트와 소통한다고 하지....

사실 닳도록 보고 또 보여지고 기대하고 기대됐던 범위안에서 벌어진 액션들이라 크게 눈을 감동시킨건 없다.
아직 처녀비행못한 거대병아리 같이 생긴 크리처들과의 밀림속 결투씬에서 살짝 긴장감을 줄뻔 했을 정도랄까.
게임 화이널 판타지속 초코보같이 생겼다. 초코보의 난폭버전이라고 보면...
붉은 돛을 단 배의 느낌이나 색감도 꽤 괜찮은 디자인이었다.

나쁜놈 대장 둘레를 감싸고 있던 비단천들과 내시들은 꼭 장이모감독이 과장해서 보여주는 중국왕실같고.





에머리히 아저씨는 고질라, 투머로우때가 그나마 내용 좀 바쳐주는 스펙타클을 보여줬던거 같다.
포스터는 '300' 의 이미지충격적인 전투씬을 보여줄것처럼 얘기하더니,
또 마르지않던 식욕에 침질질 흘리던 에어리언같은 송곳니를 기대하라더니,
저기 90년대말쯤 나왔을법한 이미지 스펙타클이 전부였다.

차라리 털 한올한올 힘들여 그려넣지 말고 아날로그 스펙타클을 보여줬더라면 멋졌을텐데.
근래 수작 '어톤먼트'의 해변 전장씬의 롱테이크는 쉽게볼수 없는 아날로그 스펙타클 충격이었다.
내일 해가 뜬다던 '바람과 함께 gone 하다' 전장씬보다 더 걸작이었다.

그나마 마지막에 피라미드 뚜껑 열리면서 우주선이 날아 갔다면 멋졌을텐데... ^_^

이렇게 생긴 우리 단백질 인형 에볼렛 미모만으로 영화가 되는 ... 아주 간단한 영화다.




Posted by 디지로그 DG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