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과 실천을 이토록 솔직하게 풀어내는 사람이 있었던가.

분류없음 2009.04.22 22:41
우리는 철저하게 현실정치는 악덕한것이라 익혀왔다.
무조건 정치는 부도덕한 놈들의 부정쇼란다.
사실 정확한 영문도 모른다.
잘근잘근 그놈저놈하며 씹어대는 술안주일 뿐이고 신문 굵은 제목 한줄 외워놓은게 각자 가진 논리의 전부였다.

오십보 백보.

개벽은 오지 않는다. 설사 하늘이 별안간 열린다해도 순식간 뒤바뀐 앞뒤는 관성적으로 다시 돌아오게 마련이다.
결국 서서히 바뀌어 갈 수 밖에 없다. 한세대 눈과 귀만 가진 인간은 결코 인지하지 못하는 속도로 말이다.

그래서 내가 느낀 현실정치는 오십보백보 아니 오십보 오십한보를 철저히 가리는 일이었다.
권리자로서 대의행위자를 선출한 우리는 철저하게 발톱의 때만큼 잘한놈 잘 못한놈을 가려내야 한다.
그 일보차이의 가늠이 시대를 흐르며 서서히 정화되고 언젠가 문득 뒤돌아 봤을때 다른 급수의 물들로 채워지게 될것이다.

논리쟁이들 신문쟁이들이 가장 잘 써먹는 함정논리가 이렇다.
현실정치는 부도덕이라 전제한뒤, 봐라 그놈이 그놈이다.
일체의 도덕적 선명성은 적던 많던 털어서 나는 수많은 먼지들로 우열을 뒤섞어 버린다.

똥묻은 놈이 겨묻은 놈보고 죽일 각오로 짖어댄다.

겨묻은 놈은 이렇게 일갈한다.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2009.04.22 17:53 | 노무현 | 조회 39114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 한편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변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금만 자세히 돌아보면 역사는 현재인의 몫이었다.

머리 굵어지고 ... IMF, 정권교체, 2002 월드컵, 희대의 사기꾼 ...
먼 훗날 역사의 몇페이지는 족히 넘어갈 기록들의 한 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으니 말이다.


그중 이 인물과 함께 호흡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뜨거운 가슴을 충분히 배웠다.

이토록 양심과 행동에서 충돌을 온몸으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정치인을 본적 있는가.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 우리세대는 엄청난 자산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학습한 이 세대가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난 희미하지만 묘하게도 여기서 희망을 보고 있다.
Posted by 디지로그 DGLog